조목조목 검토한 한미 FTA의 미래-비판적 시각 서적 출간
입력: 2007년 10월 15일 18:09:16
지난 6월 체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의회의 비준 절차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한·미 FTA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책이 두 권 나왔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가 펴낸 ‘한·미 FTA는 우리의 미래가 아닙니다’(도서출판 강)와 학술단체협의회가 낸 ‘한·미 FTA와 한국의 선택’(한울아카데미)이다.
‘한·미 FTA는 우리의 미래가 아닙니다’는 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6월 범국본이 내놓은 ‘한·미 FTA 국민보고서’의 연장선상에 있는 범국본의 두번째 국민보고서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협상 결과를 검토한 뒤 조목조목 반박한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 볼 수 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 백일 울산대 교수, 송기호 변호사를 비롯한 27명의 학자와 활동가들이 참여해 만든 이번 보고서는 ▲쌀을 희생하면서도 제조업 이득이 거의 없는 점 ▲국민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점 ▲국가의 무력화를 넘어 사실상 폐기에 이른 점 ▲공공서비스가 붕괴하고 소비자 부담이 증가하는 점 등을 들어 실패한 협상으로 결론지었다.
이해영 교수는 “한·미 FTA가 이제 다 끝난 것이 아니냐고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미국 민주당 지도부가 한·미 FTA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히는 등 미국 의회 통과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정부를 비롯한 사회 일각에서 한국측이 먼저 비준하는 것이 있을지도 모를 미국 의회의 재협상 요구를 차단하고, 미국 의회의 조기 비준을 압박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반박이다. 지금이라도 우리 쪽에서 재고하는 것이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미 FTA와 한국의 선택’은 한·미 FTA로 절정에 이른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지에 대한 거시적이고 학술적인 논의를 담았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교수를 비롯해 홍성태 상지대 교수, 이병천 강원대 교수,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등 9명의 학단협 소속 교수들이 집필에 참여했다.
이들은 “외부 충격효과를 이용한 경제 질서·제도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이라는 현 정부 전략은 FTA의 실제적 효과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중장기적으로 준비해온 정책적 선택이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개혁정책이 실패하자 임기응변식으로 나온 선택”이라며 “FTA 반대운동이 대안적 지구화와 연대적 복지주의와 적극적으로 연관을 맺어 대안모델을 창출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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