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인문·사회학자들, 교과부 ‘한국연구재단’ 우회하라

발제자 최갑수 교수

【서울=뉴시스】

교육과학기술부가 ‘한국과학재단’과 ‘한국학술진흥재단’을 통합한 기관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인문·사회학 전문가들이 졸속 행정을 우려하고 나섰다. 학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 검토한 뒤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문과학연구소협의회, 사회과학분야중점연구소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 소속 전문가들은 8일 오후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소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교과부의 ‘한국연구재단’추진의 실효성을 논의했다.

최갑수(54) 서울대 교수는 “두 재단이 그대로 존속한다고 해서 효율적인 연구활동에 방해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굳이 통합을 한다면 발전적인 해체가 될 수 있도록 기초학문에 대한 충분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대안 마련을 강조했다.

또 “학문이라는 내용물을 담는 그릇인 대학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결손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연구환경 전체를 아우르는 발본적인 교육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문학평론가 이명원(38)씨는 회의를 표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설립에 따른 문제점은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학술이란 용어를 삭제한 명칭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즉각적인 재단 통합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며 재단 설립 자체를 문제삼지는 않았다.

그는 한국연구재단이 이공계에 편중돼 인문학의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학문정책을 효율성과 선진화에 역점을 둬 추진하다보면 학문의 본령을 근본적으로 침해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황영호(52) 군산대 교수는 사회과학 측면에서 재단 통합 정책을 평가했다. 사회과학 분야와 이공계 분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전제하면서 “사회과학 분야 연구의 특성과 환경을 고려해 연구기반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통합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자 입장에서 정책을 추진해 중장기적 발전계획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근영기자 iamygy@newsis.com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2228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