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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선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 후보측은 장물 성격의 지분을 팔아, 선심을 써서 국민의 표를 사려 한다. 지금,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정수장학회가 부산일보와 MBC 지분을 매각한 뒤 이를 특정지역 장학금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다. 지난 8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은 MBC의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이상옥 전략기획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MBC의 지분을 매각하여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반값등록금’을 지원하며, 이런 계획을 10월 19일에 발표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주지하듯, 이곳은 원래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다가 여당의 지지세가 현저히 줄고 있어 대권의 향배를 결정할 지역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장학회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던 2007년과 2012년에 전년 대비 장학금을 각각 13.9%, 9% 증액한 바 있기에, 우리는 이것이 ‘대선 때마다 반복되는 현실’임을 직시하고, 이 행위의 위법성과 부조리성에 대하여 규탄하면서 정수장학회를 즉각 사회에 환원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정수장학회는 박근혜 후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62년 박정희가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하고 난 뒤 고 김기태씨의 부일장학회를 빼앗아 박정희의 ‘정’ 육영수의 ‘수’를 합쳐 만든 것이 바로 정수장학회다. 박근혜 후보는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이 장학회의 이사장을 지냈고, 재직기간 동안 연 1억 원에서 2억 3,000여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5년에 국가정보원 과거사위원회가 부일장학회 강제 헌납 의혹 조사로 정수장학회 문제가 정치권의 논란이 되자 박 후보는 이사장 자리를 자신의 오른팔인 최필립에게 물려준 바 있다. 최필립 이사장은 박근혜 후보의 공보비서관을 지냈으며, 지금도 그는 박정희를 ‘임금님’으로, 박근혜를 ‘큰 영애’로 부르는 사람이다. 이런 장학회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다.
만약 이것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이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행위다. 최필립은 “결승의 날에 나도 한 몫을 할 것”이라고 밝혀 정수장학회 보유 재산을 동원해 대선 격전지인 부산 경남지역에서 박후보를 지원하겠다는 저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대검찰청이 2010년 발간한 공직선거법 벌칙해설(698p)에 따르면, 일반적인 장학금은 의례적 행위로 간주돼 선거법 위반이 되지 않지만, “선거일 전 120일부터 선거일까지 그 금품의 금액과 지급대상, 방법 등을 확대 변경하거나 후보자가 직접 주거나 후보자 또는 그 소속정당의 명의를 추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급하는 행위”는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정수장학회가 선거를 앞두고 특정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늘리는 것은 선거법 상 기부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에 위법이다.
박근혜 후보는 MBC와 부산일보를 국민과 언론인의 품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 지분 100%, MBC 지분 30%, 경향신문사 땅 2385㎡, 예금 238여억원(2011년 기준), 20여 억 원 상당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다. 그러기에 박정희가 강탈한 것은 장학회만이 아니라 언론이고,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를 통하여 두 언론을 통제할 수 있었다. 2005년 과거사위원회는 “부일장학회 헌납 의혹 사건은 당시 최고 권력자였던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언론장악 의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이는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인 핵심인 언론 자유와 사유재산권이 최고 권력자의 자의와 중앙정보부에 의해 중대하게 침해당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1987년 민주화투쟁이후 여야 합의로 방송문화진흥회를 대주주(지분 70% 소유)로 삼아 MBC는 공영방송으로 바뀌었는데, 정수장학회가 지분을 시장에 팔면 민영화가 된다. 설혹 정수장학회가 지분 30%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공영방송을 민영화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부산일보> 또한 정수장학회와 연관하여 2011년 11월 30일에 신문 발행이 중단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터졌고 올해 9월에 부산일보노동조합이 보름간 농성투쟁을 한 바 있다. 박근혜 후보가 진정으로 독재자의 딸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민주화 투쟁의 성과인 MBC와 부산일보를 국민과 언론인의 품으로 돌려주어야 마땅하다.
박근혜 후보가 정녕 국민의 대표가 되고 사회통합을 이루려 한다면, 독재자의 딸로서 유신의 귀환을 감행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민주주의 공화국으로 만들려 한다면, 정수장학회를 즉각 사회에 환원하고 MBC와 부산일보 또한 국민과 언론인의 품으로 돌려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우리의 주장을 천명한다.
1. MBC 김재철 사장 측과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 측의 밀실 야합을 규탄한다.
2.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를 즉각 사회에 환원하라.
3. MBC와 부산일보를 국민의 품으로 되돌려라.
2012년 10월 18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조희연, 이도흠, 최영태, 전광희, 김규종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 강남훈
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 한상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 임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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